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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에서 붙잡혀 재판을 받고 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의 유력 정치인에게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폭로한 당사자는 다름 아닌 드리탄 아바조비치, 몬테네그로 현직 총리입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현지시간 8일 기자회견에서 권 대표로부터 편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 편지에,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 야당 '지금 유럽'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고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겁니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정당에 기부하거나 선거운동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습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한국과 미국이 권도형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스파이치 대표가 권도형과 접촉한 게 사실이라면 몬테네그로에도 좋지 않다"며 "우리가 글로벌 사기꾼의 온상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법무장관과 특별검사실에도 자필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직 총리의 이 같은 폭로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몬테네그로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발칵 뒤집었습니다.
스파이치 대표의 '지금 유럽'이 현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장이 커지자 스파이치 대표는 테라폼랩스 초창기인 2018년 초, 자신과 당시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건 사실이지만 권 대표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파이치 대표가 과거 가상자산 업계를 적극 지원하는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독일 매체는 권 대표가 체포 직전 구매했던 세르비아의 고급 아파트가 스파이치 대표 소유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권 대표의 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가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도피 생활에서 스파이치 대표의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 수사당국도 권 대표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서울남부지검은 권 대표가 체포된 뒤 루나파운데이션가드 소유의 가상자산 지갑에서 약 378억 원이 인출된 정황을 확인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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